넷플릭스, 실적은 주춤해도 AI 투자만큼은 ‘전력 질주’
최근 넷플릭스(Netflix)의 분기별 실적 발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예상치를 살짝 밑도는 매출과 주당 순이익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동시에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o-CEO)들은 인공지능(AI) 기술 구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며, 콘텐츠 제작부터 사용자 경험, 광고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AI 활용 계획을 강조했습니다. 마치 2023년 생성형 AI 열풍이 다시 불어오는 듯한 분위기였다고 해요.
실적은 아쉬웠지만, AI는 ‘올인’
넷플릭스는 이번 분기에 115억 1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블룸버그(Bloomberg)의 예상치인 115억 2천만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주당 순이익(EPS) 역시 예상치인 6.94달러보다 낮은 5.87달러를 기록했죠. 이로 인해 회사의 주가는 5.6% 하락했습니다. 재앙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다고 할 수도 없는 성적표였습니다.
하지만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와 그렉 피터스(Greg Peters) 공동 CEO는 주주 서한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다가올 생성형 AI 구현을 흥미로운 새 발전으로 내세웠습니다. 피터스 CEO는 회사가 직면한 여섯 가지 과제 중 두 번째로 AI 구현을 언급하며, AI에 대한 경영진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넷플릭스의 AI, 어제와 오늘
사실 넷플릭스가 AI를 활용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주주 서한에서도 “수년 동안 머신러닝(ML)과 AI는 우리의 콘텐츠 추천뿐만 아니라 제작 및 홍보 기술을 강화해왔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생각보다 훨씬 더 사실입니다. 넷플릭스는 이미 2008년에 머신러닝 사용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재미있는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대중에게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Napoleon Dynamite)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의 이유를 수학적으로 밝혀달라고 요청한 것이죠.
그때와 비교하면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이제 넷플릭스는 가능한 모든 곳에 AI 기능을 접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AI, 콘텐츠 제작부터 사용자 경험까지
넷플릭스는 AI를 통해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 사용자 경험 개선: 현재 베타 테스트 중인 대화형 검색(conversational search) 기능이 대표적입니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엄마의 50번째 생일에 함께 볼 만한 영화는?”과 같이 자연어로 질문하면, 그 순간에 완벽한 콘텐츠를 찾아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콘텐츠 현지화 및 접근성 향상: AI를 활용해 프로모션 자산(예: 포스터, 요약)을 다른 언어와 지역에 맞게 현지화(localize)하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이를 통해 언어 장벽 때문에 접하기 어려웠던 해외의 숨겨진 명작들이 더 많은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창작자 역량 강화: 무엇보다 넷플릭스는 “광범위한 생성형 AI 도구로 창작자들의 비전 실현을 돕겠다”고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 해피 길모어 2(Happy Gilmore 2)에서는 AI 디에이징(de-aging) 기술이 사용되었고, 빌리어네어스 벙커(Billionaires’ Bunker) 제작진은 생성형 AI 도구를 콘셉트 아트 제작에 활용했다고 합니다.
Sora 2와 AI 시대의 스토리텔링
최근 공개되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동영상 생성 AI ‘소라 2(Sora 2)’에 대한 넷플릭스의 입장은 어떨까요? 사란도스 CEO는 소라 2에 대해 현재로서는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소라 2가 단기적으로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제작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AI 콘텐츠가 기존 UGC 시청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넷플릭스가 유튜브(YouTube) 인플루언서들을 자사 플랫폼으로 유치하려는 전략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사란도스 CEO는 AI가 “스토리텔러가 아니라면 자동으로 훌륭한 스토리텔러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AI가 해고의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창작 파트너들이 더 좋고, 빠르고, 새로운 방식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하며, 넷플릭스가 이에 전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